어제(30일) 저녁 8시쯤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노부부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다친 남편을 40년 동안 극진히 보살펴왔지만,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함께 세상과의 연을 끊었습니다.
최용석 기자입니다.
【 기자 】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서울에 사는 이 모 씨는 부모님이 계속 연락되지 않자 112에 신고합니다.
긴급히 경찰이 출동했지만 76살 이 모 할아버지와 73살 조 모 할머니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남편인 이씨는 목이 졸린 흔적과 함께 발에 끈이 묶인 채 숨져 있었고 부인 조씨는 작은방 침대 옆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또 침대 위에는 극약 4병이 있어 조씨가 이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40년 전 사고로 화상을 입어 양팔을 잃었고, 조씨는 이런 장애인인 남편을 극진히 보살폈지만, 최근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부인 조씨는 평소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가족들에게) 40년 동안 할아버지를 모셨는데, 이제 더이상 못 모시겠다."
최근 노부부는 아파트를 팔고 요양원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yskchoi@hotmail.com]
영상취재: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