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원서 접수가 다가오면서 불안한 수험생들을 위해 국내 최고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지원 전략에 대한 가닥을 잡았을 시기지만, 전문가들은 최종 전략 수립과 이후 준비 과정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 연구소장
서류 제출부터 면접, 논술 등 대학별고사까지 모든 전형이 수능 이전에 마무리되는 전형에 지원할 때에는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나친 하향 자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정시 합격 가능권인 대학은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모집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11월 수능 성적에 따라 수시와 정시 중 최종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좋을 경우 대학별고사를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하고,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면 대학별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 수시 합격을 노려야 한다.
일정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수시모집 전형은 학기 중에 진행되므로 대다수 대학들은 대학별고사를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실시한다. 이에 따라 논술이나 면접, 전공적성검사 등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시험 날짜가 겹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시험일을 따져가며 지원 포트폴리오를 짜야한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모교 선배들의 입학 실적을 따져보고 현실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수시모집은 대학에 따라 내신 성적 반영 교과목 수와 반영방법 등에 많이 차이가 있고, 평가기준도 다양하기 때문에 수준이 비슷한 대학이라도 고교별로 합격자 수에 차이가 크다. 따라서 진학지도 경험이 많은 학교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선배들의 합격 사례를 꼼꼼히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꼭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비인기 학과에 지원하는 것도 요령이다.
수시 지원을 할 때에는 정시 지원 기회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소신 지원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주요 대학과 특정 인기학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자연계열은 의학계열이나 화공생명, 생명과학이 인문계열은 경영, 경제, 신문방송, 심리 관련 학과들이 매년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따라서 성적이 다소 부족하다면 비인기 학과에 지원하는 것도 목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정시에서는 안정 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어 비인기 학과라 해도 경쟁률이 낮지 않다.
수시모집은 원서 접수부터 대학별고사, 합격자 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했다면 그 여정은 더욱 길다. 학생부와 대학별고사 성적만으로 수시모집에 합격했더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라면 마지막 관문인 수능 등급을 충족해야 최종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시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수능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입시평가연구소장
수시 전략의 기본은 자신이 강점을 가진 전형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다.
교과 성적, 비교과 활동, 대학별고사, 수능최저학력 조건까지 냉정하게 분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에 지원해야 한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교과 성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교과 영역을 반영하더라도 대부분 출결과 봉사활동 내역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거의 없다. 서류나 면접 역시 비중이 낮다.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교과 성적이기 때문에 내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일반고나 지방소재 고교 수험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다만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합격의 문턱에서 탈락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수능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비교과 활동을 꾸준히 했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을 노려볼 만 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원래 학생부 비교과를 중심으로 학생부 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전형 요소로 활용해 학생을 선발한다.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생부 종합 전형 비중이 높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는 서류다.
서류평가로 일정배수의 인원을 선발한 후 2단계 면접과 1단계 성적을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서류는 대학에 따라 학생부(교과,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활동보고서 등을 반영한다. 서류 평가 비중이 큰 만큼 지원 분야에 대한 열정과 적성, 특기가 잘 드러나도록 준비해야 한다. 최근 들어 학생부 교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논술에 자신 있다면, 논술 중심 전형에 지원하면 된다.
각 대학의 논술 전형 선발 인원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성균관대는 수시모집 전체 인원 중 절반 가량을 논술 중심 전형으로 선발하며, 고려대(안암), 서강대, 아주대, 인하대 등도 30%가 넘는 인원을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상위권 대학에서 논술 중심 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논술 전형 역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다수 발생하므로 수능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정 분야에서 잘하는 것이 있다면, 특기 중심 전형을 추천한다.
다만 주요대 중 일부 대학은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 전형에서 해당 인원을 선발하는 등 모집인원이 작년보다 줄어, 경쟁률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어와 수학·과학 특기자는 1단계 서류평가에서 일정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서류평가 성적은 2단계에서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므로 지원대학에서 요구하는 제출 서류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수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부와 모의고사 성적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 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과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정확히 분석해, 본인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 성적이 수능 모의고사 성적보다 유리하다면 수시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요소가 활용된다. 어떤 전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준비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학별 전형과 유형별 요강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자신의 상황분석과 대학별 전형특성을 파악했다면 지망 대학을 몇 개 정도 선정한다.
수시모집은 입시 일자가 다르면 복수 지원이 6회까지 가능하지만 대학별고사 준비나 수능 공부 등을 고려해, 희망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은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하향 지원보다는 소신 지원해야 한다.
대학별고사 준비는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를 통해 출제경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논술고사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작년처럼 통합 교과형 논술고사로서 출제경향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논술고사는 최근 들어 다소 쉽게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면접은 기본소양평가와 전공적성평가를 같이 시행하는 대학들이 많다. 전공적성평가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교과목 내용을 물어 보는 경우도 있다.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수학이나 과학과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기도 한다. 적성고사도 각 대학의 기출문제와 예시문제를 통해 출제경향을 파악해 준비하면 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정시를 염두에 두고 수능 공부에도 최선을 다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많은 대학들이 수능 성적의 9등급을 활용해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최근에는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탈락하는 수험생이 올해도 여전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능 준비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수시에 지원할 대학 결정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재수생과 함께 보는 마지막 남은 시험은 9월 모의고사다.
모의고사 점수가 실제 수능 점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은데, 전년도 수험생을 표본조사해본 결과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의 절반 이상이 9월 모의고사에서는 2~3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실제 수능에서는 성적 역전이 자주 일어나므로 상위권 학생이라도 끝까지 방심해서는 안된다. 반대의 경우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적 역전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는 과목은 탐구영역으로, 수는 1등급 학생의 60~70%가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이 아니었다.
현재 수시 지원에 참고할 수 있는 수치화된 자료는 수능 예상등급과 학교내신 성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당수 주요 대학들은 논술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논술 점수는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학생의 논술 성적과 수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생님의 평가와 대학 기출문제, 논술 모의고사 문제 등을 토대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한 후, 가장 적합한 논술 유형, 자신있는논술 출제 대학으로 지원학교를 압축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들의 과거 논술전형 합격자 통계는 단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지난해 수시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한양대의 경우 합격자간 학교내신, 수능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8월말까지 끝내고, 작성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범사례라는 다른 사람의 표본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그러다보면 자기 자신만의 특장점 등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고등학교 또는 중학교 때까지 내려가면서 가장 관심이 가고,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작업은 학교나 학원 선생님, 또는 자기소개서를 전문적으로 봐주는 전문가의 몫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의 몫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타인에 의존한 자기소개서는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작성한 자기소개서는 전문가뿐 아니라 지인, 친구 심지어 동생에게까지 보여주며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감동없고, 눈길가는 대목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다른 사람들도 같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주변의 평가를 받아가며, 반복해서 수정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면 된다.
지원 학교를 선택할 때는 수능 성적이 기본이 되는 정시 지원 수준에 획일적으로 따르기 보다, 각 전형별 강점에 따라 지원 학교를 결정해야 한다.논술전형에 지원할 때는 다른 요소를 배제하고 논술능력을 기준으로, 학교교과 전형을 선택했다면 내신만을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나머지 자기소개서와 비교과는 2차적인 변수다. 학교내신 성적
합격하고도 만족하지 못할 대학은 과감하게 선택 대학에서 버리는 것도 결단도 필요하다.
[특별취재팀 = 이은아 차장(팀장) / 김수영 기자 / 이윤식 기자 / 오찬종 기자 / 홍성용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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