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60대 여성이 아들의 여자친구를 흉기로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경찰의 초동 대처가 잘못됐다는 얘기는 전해드렸는데요.
상황실과 순찰대원간의 교신 내역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엄마와 여자친구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아들이 112에 처음 신고한 건 사건이 벌어졌던 지난 토요일 밤 9시 9분입니다.
아들은 다짜고짜 자신의 집 주소를 부르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욕설과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출동명령을 내린 경찰.
그런데 이 과정에서 첫번째 혼선이 발생합니다.
인근에서 8분 먼저 신고된 가정폭력건과 같은 사건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뒤늦게 주소가 다르니 확인해보라는 용산경찰서 상황실의 당부가 있었지만, 출동한 순찰대원은 형식적으로 "알았다"고만 답했습니다.
경찰을 기다리다 조급해진 아들이 다시 112에 신고를 건 밤 9시 26분쯤.
이 때 용산서 상황실은 다시 한 번 같은 건이 아닌 것 같다고 의심했지만, 순찰대원은 "주소를 확인했다"면서 같은 사건이라고 단정 짓습니다.
"흉기가 확인되느냐"는 질문에는 엉뚱한 답만 돌아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을 느낀 순찰대원.
그제야 전화번호와 주소를 확인하고는 허둥지둥 70m 떨어져 있던 사건장소로 향합니다.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 41분.
아들의 여자친구가 변을 당한 건 1분 전인 밤 9시 40분쯤이었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