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관직에 오르려면 과거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지금의 고시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고 하는데, 어떤지 김수형 기자가 과거시험 치르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유건과 도포를 갖춰 입은 유생들.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200명의 응시생이 서울 경희궁에 모였습니다.
"주상 전하 납시오!"
시험장에 들어선 왕에게 절로써 예를 표하고, 응시생들의 시선은 문제를 내는 왕의 입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시제는 '약진한성유감'으로 하여라. 그리고 운자는…."
시험은 단 한 과목, 북소리에 맞춰 과거는 시작됩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왕이 주제를 정하고 글자를 정해주면 2시간 동안 이곳에 56자로 한시를 지어 제출하면 됩니다."
선글라스를 낀 응시생, 여성 응시생 등 시대는 변했지만 진지함은 그대로,
예년보다 까다로운 주제 때문에 2시간은 그야말로 짧았습니다.
▶ 인터뷰 : 송인환 / 경기 안양시 (2년 전 을과 합격생)
- "다 어려워요. 운자(지정해주는 글자)가 다 어려워요."
▶ 인터뷰 : 김유연 / 서울 가락동
- "시제(문제)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도성이 발전돼 온 과정을 표현하려니까 (역사적인) 사연도 많고…."
33명 합격생 중 장원 급제는 뒤늦게 한시에 빠진 박화식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 인터뷰 : 박화식 / 장원 급제자
- "하늘을 나는 것 같네요. (한시 공부) 한 5년 됐는데 이런 영광을 얻게 돼서 참으로 기쁩니다."
전국 수만 명의 응시자 중에서 걸러 3년에 한 번 200명만 볼 수 있었던 조선시대 과거시험.
단 33명만 영광을 누려 관직을 오르기 위한 등용문은 좁디 좁은 문이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onair@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