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필리핀 이민청 공조, 700억대 도박 운영책 검거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입국을 시도하던 해외 도피 범죄자가 경찰과 필리핀 이민청의 공조로 검거됐다.
필리핀 이민청이 한국 경찰에게 미리 통보받은 한국인 주요 수배자 명단을 활용해 입국을 사전 차단하고 신병을 인계한 첫 사례다. 범죄자들의 필리핀 도피가 앞으로 매우 어려워질 전망이다.
5일 경찰청은 지난 2일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입국하려던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임 모씨(40)를 4일 검거해 한국으로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2013년 5월 중국 산둥성 제남으로 건너가 사무실을 차리고 포커 등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만4000여명에게 판돈 706억원을 입금받고 딜러비 명목으로 게임을 할 때마다 4.8%씩 수수료를 뜯어냈다.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임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343번이나 사이트 주소를 바꾸는 치밀함도 보였다.
필리핀 이민청은 지난 2일 중국 광저우에서 필리핀 마닐라 공항으로 입국하려던 임씨를 발견하고 입국 거부 조치를 취한 뒤 한국 인터폴과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에 통보했다. 양국은 중국으로 돌아가려던 임씨를 붙잡아 한국으로 송환했다.
이번 송환은 지난 11월 필리핀을 방문한 강신명 경찰청장이 현지 이민청장과 협의한 사항에 따른 것이다. 강 청장은 교민들의 요청에 따라 필리핀에 입국하는 한국인 수배자가 발견되면 즉시 한국 경찰에 통보·인계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주요 수배자들의 명단과 인적사항도 필리핀 측에 일부 제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필리핀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해 국외 도피사범 검거·송환을 활성화하고 교민사회 안정과 필리핀 내 우리 국민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