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에 이어 '농약 소주'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또 비슷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전 남자친구가 딴 여자를 만나는 데 앙심을 품은 50대 여성이 맥주와 우유에 농약을 타 두 사람을 함께 살해하려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52살 여성 조 모 씨와 51살 박 모 씨가 함께 사는 집 현관문 앞에 수상한 쇼핑백이 배달된 건 지난 11일 오전.
포도와 요구르트, 맥주 등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맥주병 밑 부분에 구멍이 뚫린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수상히 여겨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해자
- "흔들어 보니 맥주 색깔이 아니고, 색깔이 누렇고…."
5일 뒤, 매일 현관문 앞에 배달되는 우유와 요구르트에서 또 수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이번에도 플라스틱 우유병 밑바닥에 구멍을 뚫었다가 밀봉한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국과수에 맥주와 우유 성분 검사를 의뢰했더니, 농약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맥주와 우유 등 음료에 농약을 넣은 사람은 박 씨의 전 여자친구 52살 양 모 씨.
양 씨는 헤어진 남자친구 박 씨가 다른 여성과 함께 사는 것에 앙심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질렀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두 사람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양 씨는 이 농약가게에서 제초제를 구입해 맥주와 우유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양 모 씨 / 피의자
- "(두 사람을) 살해하려고 (농약을) 넣은 건 아니고, 풀 죽이는 약이라고 해서 저는 조금 다치는 줄만 알았습니다."
경찰은 살인 미수 혐의로 양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