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흘 연속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이 주말 내내 미세먼지로 곤혹을 치뤘다. 지난 주 벚꽃 개화 절정기를 맞아 주말동안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의 관광 명소들은 다소 썰렁한 모습이었다.
10일 서울시는 정오를 기해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8일과 9일에 이어 사흘연속 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2시간 동안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150㎍/㎥ 이상(매우 나쁨)을 기록돼 사람들의 외출 제한을 권고할 때 발령된다. 이날(정오 기준) 서울 25개 구의 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는 159㎍/㎥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오전 11시를 기해 의정부·남양주권역(의정부·남양주·구리·포천·가평·양평)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이하의 작은 먼지로 10㎛ 이하인 미세먼지와 구분된다. 미세먼지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대부분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뒤덮힌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는 지난 주말동안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매 주말이면 해외 관광객들과 학생, 나들이를 나오는 시민들로 북적이는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은 이날 따라 사람들의 발길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심어진 벚꽃나무 잎이 만개해 지난주 내내 인산인해를 이루던 이곳은 오히려 주말을 맞아 다소 썰렁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자녀와 함께 한옥마을을 찾은 오기연(38·여)씨는 “오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라 아이에게 씌울 마스크를 챙겨왔다”며 “걱정이 많이 됐지만 오늘 아니면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산책로를 거닐고 있던 조정림(63·여)씨는 “집에서 마스크를 챙겨 나왔는데, 황사마스크가 아니라서 불안하다”며 “일반마스크라도 착용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부터 열린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는 이날 전까지 하루 평균 120~150만 명의 인파가 몰렸으나, 10일에는 방문객수가 70만(17시 기준)명에 그쳤다고 영등포구청 측은 밝혔다. 영등포구청 봄꽃축제 상황실 측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세먼지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9일은 미세먼지에다 연무까지 더해져 하루 종일 흐린 날씨를 보였다.
매해 이맘때 즈음이면 캠퍼스 전체가 벚꽃으로 물들어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경희대 서울 캠퍼스는 평소보다 줄어든 관광객들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학교 정문 앞에서 솜사탕을 팔고 있던 최 모(42) 씨는 “지난 주 토요일에 비해 반도 못 팔고 있다”며 “미세먼지 예보에 구름마저 많이 껴서 사람들이 밖으로 안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최 씨는 해가 지기 한참 전인 4시께 장비를 챙기고 현장을 떠났다. 이날 오후 3시에 미세먼지주의보를 발령한 서울시는 7시가 돼서야 주의보를 해제했다.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태원 경리단길도 평소보다 인적이 드물었다. 경리단길에 위치한 한 루프톱 카페(옥상 테라스가 있는 카페) 직원은 “날이 풀리며 실내보다 건물 옥상에 위치한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
[연규욱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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