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닥친 최악의 미세먼지와 황사를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이 제때 예보하지 못해 시민들만 봉변을 당했다. 더군다나 기상청에서 기상 자료를 받는 민간업체는 미리 황사 예보를 한 상태여서 비판이 가중되고 있다.
기상청의 첫 황사 예보는 9일 오후부터 나왔다. 이날 황사가 오고 난 뒤 뒤늦게 ‘황사가 발생했다’고 통보문에 추가한 것이다. 기상청은 “현재 일부 남부지방에는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다”며 “지난 6, 7일 중국 북부지방에서 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세먼지 농도는 광주광역시 208㎍/㎥, 군산 201㎍/㎥, 안동 195㎍/㎥, 진도군 186㎍/㎥, 추풍령 173㎍/㎥ 남부 지방에서 이미 ‘매우 나쁨(150㎍/㎥ 초과)’ 수준을 넘어선 시점이었다.
반면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8일 오후 5시 발표한 통보문에서 “중국 만주지역에서 발원한 옅은 황사가 우리나라로 점차 유입되면서 영향을 받아 전국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이겠다”고 9일 날씨를 예보했다. 기상청에서 자료를 받는 민간업체의 황사예보가 기상청보다 약 하루 정도 빨랐던 셈이다.
기상청은 6, 7일 중국에서 황사가 발원한 것을 파악하고도 대기 흐름상 영향이 없을 것으로 안일하게 판단했다가 뒤늦게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미 주말 나들이에 나섰던 시민들만 봉변을 당했다. 기상청은 황사가 지속되는 시기도 첫 발표 때는 ‘10일 아침’까지로 했다가 10일 오전 5시에는 ‘오전’으로 바꿨고 오전 11시엔 ‘오후’로 다시 바꾸면서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황사를 예보하는 기상청과 미세먼지를 예보하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칸만이 행정도 효율적인 대기질 예보 시스템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오후 11시 발표한 9일 미세먼지 예보에서 “상층을 지나가는 국외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고 오후 들어 서해상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황사를 예보하지 않아 황사 대신 ‘국외 미세먼지’라고 표현한 것이다. 또 10일 예보에 대해 “수도권의 경우 오전까지 다소 농도가 높다가 오후 들어 점차 대체로 청정한 대기상태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보를 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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