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 직후 부산의 독일적십자병원에서 수간호사로 일한 106세 수녀 할머니의 생존이 확인됐다. 1954∼1959년 운영된 이 병원 의료진 중 여태껏 실존이 확인된 첫 사례다.
주독일 한국대사관은 14일(현지시간) 수소문 끝에 브레멘 외곽 올덴부르크시(市)에 거주하는 주인공 샤를로테 코흐 수녀 간호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코흐 수녀는 1954부터1956년까지 수간호사로 수술을 도왔다.
대사관은 작년 8월부터 한독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대(對)독일 보훈 사업의 근거를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 대상도 찾겠다는 목표 아래 당시 의료진 생존 확인에 매달렸다.
이경수 주독 대사는 그 결과 파악된 코흐 수녀가 오는 20일 맞는 106세 생일축하연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사는 축하연 자리에서 부산 시절 코흐 수간호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액자에 담아 전달하고 귀중품을 담아두는 전통적 양식의 보석함도 전달할 계획이다.
코흐 할머니는 지난달 자신을 찾은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부산에 더 머물고 싶었으나 귀환하려는 요구가 있어서 일찍 독일로 돌아왔다”면서 “한국인들은 친절하고 정이 많았다”고 눈물을 흘리며 회고했다. 1954년 5월 부산여고 자리에 250병상 규모로 개원한 독일적십자병원은 1959년 3월 폐원 때까지 외래환자 22만7250명, 입원환자 2만1562명을 치료하고 대수술 9306건, 간이 수술 6551건을 시행했다. 또 이 병원에서 6025명의 신생아가 나왔다.
가난한 일반 환자와 군인 등에게 무상 의료를 제공한 의사, 간호사, 약사 등 파견 의료진은 연인원 기준으로 원무 담당까지 합쳐 모두 117명이었고, 한국인 의료진도 150명가량이었다.
이 병원은 매년 간호실습생 20명을 교육했고, 그들 대부분이 폐원 이후 파
지금까지 대사관이 파악한 결과로는 독일에서 파견된 이들 의료진 117명 중 주소를 가진 이들은 40명이었지만 코흐 수녀가 유일한 생존 인물로 밝혀졌고, 나머지 77명은 신상 기록이 미흡하여 소재를 알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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