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대학가에는 선후배들 사이에서 밥 약속(이하 밥약)이 넘친다. 선배가 갓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밥을 사주며 선후배간 친분을 돈독히 쌓기 위해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선배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고맙다는 말도 없이 사라지는 ‘먹튀’ 후배들 때문이다.
잡코리아는 알바몬과 함께 대학생 27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밥약 문화’ 인식 설문조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학생 63.4%가 ‘밥약 문화가 실제 학내 친분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주로 선배(60.3%)보다 신입생(77.0%), 여학생(58.8%)보다 남학생(73.0%)에서 이 같은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밥 약속을 잡아본 적 있는 대학생 1329명 중에서도 약 87%가 ‘밥약 문화는 친분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응답자 62.2%는 ‘밥약 이후 어느 정도 친분이 생겼다’고 답했고, 24.7%는 ‘매우 친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밥약을 후회해봤다’고 답한 응답자도 81.9%에 달했다. 사주는 입장인 선배의 경우에는 ‘밥약 이후에는 데면데면, 정작 아무런 친분도 쌓지 못했을 때(27.0%)’를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고, ‘후배 밥 사주고 용돈이 쪼들릴 때(25.5%)’ ‘돈만 쓰고 ‘호갱’선배가 됐다고 느낄 때(21.9%)’가 뒤를 이었다.
얻어먹는 새내기들은 ‘보답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낄 때(38.8%)’를 후회하는 순간으로 가장 많이 꼽았다. ‘상대가 이성으로 들이대기 시작할 때(24.0%)’ ‘막상 같이 밥 먹어보니 상대가 생각보다 별로일 때(21.4%)’도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밥약을 가질 때 가장 꼴불견인 후배로는 선후배 모두 ‘밥만 얻어먹고 인사조차 없는 먹튀 후배(33.5%)’를 꼽았다. 배려나 눈치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밥 사달라 조르는 후배(16.5%)’ ‘약속 되지 않은 친구들까지 몰고 나오는 후배(11.2%)’ ‘이성 선후배에게만 티나게 접근하는 사심 가득한 밥약(11.2%)’ 등도 꼴불견으로 언급됐다.
이밖에도 ‘상대의 주머니 사정은 고려치 않은 고가의 메뉴를 선정’하거나 ‘기껏 사줬더니 시큰둥한 경우’ ‘자기 마음대로 시간과 장소 바꾸기’ ‘다른 선배가 사준 메뉴와 비교하기’ 등이 10.0% 아래로 집계됐다.
밥약 경험 여부와는 별개로 밥약 자체가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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