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 여파로 실직한 30대 남성 2명이 여대생을 상대로 강도질을 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 두 사람의 범행 동기는 모두 실직에 따른 생활고 때문이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강도혐의로 박모 씨(34)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께 부산 연제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출입문을 열고 나오는 여대생 A 씨(21)를 집안으로 밀어 넣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하고 노끈으로 팔다리를 묶은 뒤 A씨 직불카드에서 9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박씨가 달아나고 나서 1시간 만에 노끈 매듭을 풀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강도를 집 주변과 편의점에서 본 적 있는 것 같다”는 A씨의 진술에 따라 A씨 집 주변을 집중적으로 탐문했다. 약 50분 뒤 경찰은 A씨 바로 옆방에 사는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조선업체 불황으로 실직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월세를 못 내는 등 생활고를 겪다가 옆집 사람이 여성이라서 범행이 쉬울 것 같아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가 며칠 전부터 벽에 귀를 대고 A씨가 집에 오가는 시간을 확인한 뒤 A씨의 외출 시각에 맞춰 문이 열리는 순간 침입해 범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박씨가 A씨에게 빼앗은 90만원 중 87만원을 압수해 A씨에게 돌려줬다.
조선소에 다니다 실직한 30대가 자살을 시도한 사건도 있었다.
22일 오전 1시 22분께 부산 기장군 정관읍에 있는 한 아파트 1단지 지상 주차장에 김모 씨(36)가 승용차 조수석에 착화탄을 피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차에 불이 났다.
김씨는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 가족은 경찰에서 “김씨가 2개월 전 다니던 조선소를 그만두고 실직했다”고 진술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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