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일명 ‘안산 토막 살인 사건’을 계획범죄로 결론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본부장 이재홍)는 13일 인천 소재 모텔 종업원으로 함께 일하던 최모씨(40)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한 혐의(살인·사체손괴·유기)로 조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조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원룸에서 함께 거주해 온 최 씨를 흉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17일부터 열흘간 시신을 상·하반신으로 훼손해 27일 안산 대부도 일대에 유기한 혐의다.
조씨는 초기 경찰조사에서 “평소 최씨가 자신은 물론 부모까지 싸잡아 비하 발언을 하는데 악감정이 쌓이던 중 당일에도 평소 같이 욕설을 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소견, 주거지내 혈흔 형태 등 과학적 증거자료를 토대로 추궁한 결과 조씨가 미리 망치를 준비했고, 살해 시점도 피해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자백했다”면서 계획범죄로 결론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와 최씨는 지난 1월 인천 부평구 한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알게됐다. 주거비용을 아끼기 위해 2월 26일 최씨 명의로 원룸을 계약하고 함께 거주하기 시작했다.
거주 초기 사이는 나쁘지 않았으나 3월 중순께부터 최씨가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을 자주했고, 특히 3월 30일에는 주거지 인근 호프집에서 언쟁이 발생해 최씨가 집을 나갈 것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조씨는 “자신과 부모에 대한 모욕적인 말과 욕설이 반복되자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2014년 사업에 실패한 조씨가 경제적 여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모에게 까지 욕설을 하고 자신을 무시하자 누적된 분노의 감정이 폭발해 (최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12일 오후 8시께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공구함에 있던 망치를 집으로 가져와 냉장고 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고, 같은 날 밤 늦게 술을 마시고 들어온 최씨가 “너 같은 놈을 낳아준 부모 다 똑같다. 내 눈에 보이면 모두 쳐 죽이겠다” 등의 욕설을 하자 13일 오전 1시 잠든 최씨를 살해했다. 경찰은 모텔에서 24시간 교대로 일하는 최씨가 쉬는 날 집에서 잠을 잔다는 생활패턴을 고려해 망치를 미리 준비했고,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도록 잠이 들기를 기다린 점 등을 고려할 때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대부도와 시화호 주변 주민들의 치안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안산시와 대부도, 시화방조제에 CCTV 40대를 연내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