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를 돕다가 살해된 조선족 한충렬(49) 목사가 북한 여성 김 모(27) 씨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북한에서 급파된 국가안전보위부 반탐(反探·간첩색출) 요원 3명에게 피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13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안이 한 목사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확인한 결과, 피살 직전 북한 혜산시에 거주하는 27세 여성 김 씨의 전화를 받고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김 씨와 북한 보위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3명의 모습도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숨진 한 목사는 1993년 북·중 접경지역인 압록강 변 중국 지린(吉林)성 바이산(白山)시 창바이(長白)현에 장백 교회를 설립하고 탈북자들을 도우면서 북한 선교 및 구호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창바이 현은 김씨가 거주하고 있는 북한 혜산시와 압록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국경도시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나 밀무역 루트 등으로 이용되는 곳입니다. 최 대표는 "김 씨는 한 목사의 북한 선교와 구호활동을 도왔던 인물로 추정된다"며 "중국 공안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 등에게 신변안전에 대한 주의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한 목사가 김 씨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는 것은 한 목사가 김 씨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중 접경지역에서 대북 인권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북한 내에 조력자가 반드시 있다"며 "김 씨도 이런 조력자 중 한 명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김 씨는 한 목사의 북한 선교 활동 등을 돕다가 보위부에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며 "보위부가 김 씨를 위협해서 한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불러내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공안은 김 씨와 한 목사를 살해한 3명이 모두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공안은 김 씨의 북한 내 거주지까지 확인했으며, 북한에
최 대표는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인권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을 납치, 살해하는 만행을 벌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며 "1995년 안승운 목사, 2000년 김동식 목사 피랍에 이어 이번엔 한 목사 살해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