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서 오간 마약

병원에서 의료용 수면유도제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 등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고 판 마약사범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면유도제 졸피뎀과 식욕억제제 벨빅 등 마약류를 인터넷에서 거래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간호사 박 모씨(29)와 간호보조원 강 모씨(31) 등 17명을 검찰과 공조수사를 통해 검거하고, 향정신성의약품 158정을 압수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간호사 박씨는 올해 3월 자신이 근무하는 J병원에서 입원환자의 졸피뎀 40정을 몰래 빼돌려 30만원에 판매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간호보조원 강씨는 지난 1월 자신이 처방받은 졸피뎀 204정을 11명에게 총 150만원 받고 판매했다.
뇌병변 장애를 겪는 부인이 처방받은 졸피뎀을 판매하려고 한 60대 남성과 자신의 불면증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스틸녹스를 판매한 30대 남성도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사람들 가운데는 자영업자와 회사원은 물론 고등학생까지 포함돼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구매자들은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정신과 진료기록이 남아 보험금 청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마약류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관기관의 공조수사를 통해 병원 및 약국에 대한 관리실태를 함께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윤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