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재계 등 전방위 로비 의혹을 받는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 씨(51)가 143억원대 기업 범죄 혐의로 24일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지난해 10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중 개인 범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지난 2일 재구속됐다. 이에 정씨는 출소하지 못하고 계속 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정씨를 이날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에서 2월 네이처리퍼블릭의 법인자금 18억원과 계열사인 SK월드의 법인자금 90억원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자회사인 세계홀딩스에 3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세계홀딩스는 2010년 2월 L호텔에 회사 자금 35억원을 빌려주고 돌려 받지 못했다. 세계홀딩스는 이 대여금에 대해 손실을 입은 것처럼 회계 처리를 했지만 정씨는 뒤에서 해당 금액 만큼의 가치를 갖는 호텔 2개층을 개인적으로 받아 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직 검찰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다. 정씨의 브로커 이민희 씨(56) 등 2명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서울중앙지검 소속 수사관 김 모씨(50)가 지난 23일 체포됐다. 박 모 검사(54·사법연수원 16기)도 정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검사는 정씨의 부탁을 받고 감사원 측에 로비를 벌이는 데 가담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검찰은 정씨가 감사원의 2010년 지하철 매장 사업과 관련한 감사 결과가 쟁점이 된 소송에서 재판 결과를 유리하게 받기 위해 박 검사에게 돈을 주고 그와 동향인 감사원 고위 관계자에게 로비를 청탁한 게 아닌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정씨나 이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검찰 현직이 있는지 계속 확인 중이다.
정씨의 롯데면세점 입점 및 매장 위치 재조정 로비 의혹 수사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의 연루 가능성을 부인하던 유통업체 B사 대표 이 모씨(56·구속)가 최근 태도를 바꿔 “B사는 사실상 신 이사장의 회사”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신 이사장은 정씨가 동원한 브로커 한 모씨(58·구속 기소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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