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라이프 대학 신설을 두고 불거진 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과 최경희 총장 간의 갈등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정한 시한을 넘기면서 최 총장이 사실상 ‘사퇴 거부‘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 학교 본관을 점거해 농성 중인 학생들은 10일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사퇴 시한이었던 지난 9일 최 총장은 학생 측의 사퇴요구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학생들의 어떠한 대화 요청에도 성심껏 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들으며 이제라도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대화 의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화여대 학생 측은 최 총장이 사실상 ’사퇴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보고 이날 지난 3일에 이어 1만 명 규모의 2차 대규모 시위를 추진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화여대 학생과 학교 양측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이 학교 교수들도 사태 해결에 대한 입장이 갈렸다. 이화여대 학장단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지금은 이화 130년의 역사상 처음 있는 사태로 가장 힘든 시기”라며 “이번 사태의 장기화는 이화의 위상을 낮추고 미래 발전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는 것을 적시해야 한다”고 빠른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학장단은 최 총장 등 학교 집행부를 향해 “그간 학교 정책 방향에 대해 재점검을 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향후 학교 운영방향에 대해 구성원과 소통할 것을 다짐하자”고 말하면서 학생들에게는 “사태 초기에 요구했던 것이 완수되었으니 학업에 집중하는 본연에 자세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전날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단이 “학생들의 본관 농성 이후 총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최 총장을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들은 담화문을 통해 “학교 본부는 학생들과 직접 만나 진정으로 신뢰회복에 힘쓰는 대신 단과대학 학장들을 내세워 교수들을 앞세우려 했다”며 “교수들을 동원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려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시도들을 멈추고 소통과 신뢰를 향한 행보와 자세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화여대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학교 행정 업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화여대 2학기 개강이 다음달 1일로 다가왔고 26일에는 학위수여식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본관 점거가 행정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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