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자살을 부추기거나 도와준다는 이른바 ‘자살 유도 유해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최근 온라인에서 자살을 유도하는 유해정보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자살 관련 정보를 삭제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인터넷 상에서 자살 관련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5일부터 2주간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합동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총 9111건의 자살 유도 유해정보를 발견, 방송통신심의위원회·포털 등에 삭제를 요청해 이중 59.7%에 달하는 5443건을 삭제했다. 올해 경찰이 삭제한 자살 관련 유해정보는 지난해 모니터링 당시(1855건)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양이다.
이번 자살 유도 유해정보 신고 작업은 전국 지방경찰청 소속 ‘누리캅스’ 818명과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중앙 자살예방센터’ 모니터링단 100명이 진행했다. 누리캅스는 대학생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명예경찰로, 온라인 범죄 예방을 돕기 위해 불법·유해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한다.
누리캅스와 중앙자살예방센터 모니터링단이 가장 많이 신고한 자살 관련 정보 유형은 ‘자살암시와 자살 문의 ’등이 4727건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동반자를 모집(1321건)’한다거나 자살방법을 구제적으로 제시한 정보도 1317건에 달했다. 자살 실행을 유도하는 사진과 동영상 정보도 1047건이 적발됐고, 자살에 필요한 독극물 판매정보도 699건에 달했다.
정보가 게시된 장소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418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NS(2540건)와 포털사이트 카페·블로그(1457건)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주요포털사 등 11개사가 참여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사이트에서 자살 암시글 등을 신고이 신고될 경우 신원을 확인해 구호작업을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추가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 전문 상담기관에 연계하는 협업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경찰은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총 74건의 자살 관련 게시글을 발견해 자살을 시도하려는 2명을 현장에서 구조했다. 다음 카페에서 “약 먹었어요”라는 글을 확인한 뒤 즉각 출동해 주가지에서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쓰러진 게시물 작성자를 발견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자살하러 한강에 가고 있다”는 글을 발견하고 곧장 출동해 영등포에서 게시자를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하고 자살예방센터로 연결하기도 했다.
이외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상 자살유해 정보와 자살 암시·시도 게시글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정부와 학계, 전문기관, 지역사회 등이 함께 보다 근본적인 처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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