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 수십 대의 차량이 장사진을 치는 곳이 있습니다.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가 일대인데요.
그런데 유독 방학엔 더 심하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안보람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학원을 마친 아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한산했던 도로는 순식간에 차들로 북적입니다.
이곳저곳에선 경적이 울려대고, 학원 차량은 물론 승용차들까지 가세해 도로 양옆을 차지합니다.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건물 뒤편 골목길에도 주정차 단속을 피하려는 차들이 이렇게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일부 차량은 인도 위까지 점령했습니다.
▶ 인터뷰 : 임명빈 / 고등학교 2학년
- "휴대전화기 만지면서 학원가고 있는데 치일뻔한다든가 그런 적이 간간이 있어요."
요즘 같은 방학 때면 이런 학원 앞 주차 전쟁은 더 불이 붙습니다.
학원마다 특강이 개설돼 서울 각지는 물론 수도권 지역에서도 학생들이 몰리는 겁니다.
▶ 인터뷰 : 학부모
- "(경기) 용인이라 데리러 와야 해요. 대중교통 이용할 수도 있지만, 왔다갔다할 때 좀 재워야 하잖아요."
대부분 차량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기다리기 때문에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최소한 정체는 빚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단속의 전부입니다.
▶ 인터뷰 : 구청 단속반원
- "이거(단속활동) 없다면 차들이 꽉 막혀서 유턴 자체를 못해요."
아이들을 데리러온 부모들은 단속을 피하려고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 인터뷰 : 학부모
- "인도에 올려놓고 잠깐 (학원) 등록하러 갔다 오니까 사진이 찍혔더라고요. 이 시간대에 (건물주차장이라도) 열어주면 되는데…."
밤 10시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픽업전쟁.
방학에도 꺾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사교육 열풍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