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다역의 목소리 연기를 하며 지인에게 수억 원의 돈을 뜯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혼자서 검사와 수사관 등 네 명의 역할을 했는데, 정말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수아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부터 사회인 야구리그를 운영해 온 41살 안 모 씨.
안 씨는 운영자금 명목으로 지인에게 빌렸던 1억 7천만 원을 갚지 못하자, 형사사건에 연루돼 통장이 압류됐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리고 지인이 믿도록 하기 위해 가상의 형사사건을 만들어 담당 검사와 검찰 수사관인 척 '1인 다역'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검사 역할로 지인과 통화할 땐 굵은 목소리로 사투리 억양을 쓰고,
▶ 인터뷰(☎) : 검사 사칭
- "중요하고 안 중요하고 그런 사건은 없습니다. 이 건은 일차적으로 잘되고 있으니까…."
검찰 수사관일 때는 가는 목소리로 표준어를 구사했습니다.
▶ 인터뷰(☎) : 검찰 수사관 사칭
- "저는 이게 어떻게 처리되는지 정확하게 파악을 못 하는데 검사님이…."
깜박 속은 지인은 고소 합의금으로 쓰라며 자녀 명의의 보험까지 해지해 마련한 4억 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건넸습니다.
▶ 인터뷰 : 안 씨 지인 / 피해자
- "설마 나한테 이렇게 뒤통수를 칠 거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거죠."
오랜 거짓말은 결국 지인이 검찰에 직접 전화를 걸며 모두 들통났습니다.
▶ 인터뷰 : 윤종탁 / 서울 송파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
- "피의자가 사칭한 검사는 여자 검사였고 현재 육아 휴직 중으로 확인되면서 범행이 발각된 겁니다."
안 씨는 이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다른 빚을 갚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N뉴스 이수아입니다.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