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조와 지하철 노조가 연대파업에 들어간 27일 서울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출퇴근 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무렵에도 승강장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 역은 출퇴근 시간 이외에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혼잡한 역으로 꼽히는데, 이날은 지하철 노조 파업으로 열차 배차까지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승강장 중간에 설치된 배차 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광판에 표시된 다음 열차 도착 시간은 15분 후를 알리고 있었다.
시민 정성은(여·49)씨는 “지하철 파업에 대해 듣지 못하고 나왔는데 열차가 제 시간에 오지 않아 너무 불편하다”며 “이러다가 약속에 늦을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윽고 도착한 열차 안은 말 그대로 ‘만원’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도착한 열차 문이 열렸지만 승객들이 너무 많아 탑승을 포기하는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각 지하철 4호선 서울역도 파업으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크게 지체됐다. 오후 한 때 배차 간격이 18분이 넘기도 했다. 이는 평소 같은 시간대의 평균 배차 간격(6분)의 3배에 이르는 시간이었다.
일부 지하철역은 배차시간이 얼마나 연장되는지에 대한 안내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을 더 키웠다. 서울도시철도 노조는 파업으로 인한 열차 시간 변경 안내문을 5~8호선의 각 역마다 붙였지만, 서울메트로가 담당하고 있는 1~4호선의 경우 파업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만 있을 뿐 열차가 얼마나 지체되는지에 대한 안내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전국철도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등 전국의 철도·지하철 노조가 연대 파업에 돌입하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철도·지하철 노조가 공동 파업을 한 것은 1994년 6월 이후 22년 만이다.
철도 노조와 지하철 노조는 평일 출근 시간(오전 7~9시)과 퇴근시간(오후 6~8시)에는 파업 전과 동일하게 열차를 운행하기로 해 출퇴근 대란은 피했다. 하지만 출근 시간이 지나자 파업으로 열차 배차 간격 늘어 지하철 역사 안은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노조가 파업을 하는 이유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위해서다. 철도 노조의는 코레일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자,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서울시 지하철 노조 역시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등을 파업 이유로 내걸었다.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 연 모씨(20)는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이기는 하지만 지하철이 다수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부산도시철도 역시 7년만에 파업했다. 부산도시철도 노조는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다. 2009년 파업 이후 7년 만이다.
부산도시철도 역시 출퇴근 시간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운행했지만 오후 시간대 열차 배차가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철도·지하철 노조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면서, 당문간 시민들의 열차 이용에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도 노조 파업으로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이 급감해 물류 대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27일 화물열차 운행
[박종훈 기자 / 송민근 기자 /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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