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제18호 태풍 차바는 한반도를 비껴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쩌다 이번 태풍이 이렇게 제주도를 관통하며 큰 영향을 미치게 됐는지, 기상청 출입하는 윤범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윤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 앵커멘트 】
일단 이번 제18호 태풍 차바, 어떤 태풍입니까?
【 기자 】
네, 일단 '차바'는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꽃의 한 종류라고 하는데요.
세력이 빠른 속도로 약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새벽 4시쯤 나온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차바는 현재 최대 풍속이 초속 40m에 달하고, 강풍의 반경은 280km에 이르고 있습니다.
크기는 소형 태풍이 됐지만,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북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 태풍은 한반도를 비껴갈 걸로 알려졌는데, 왜 갑자기 진로가 수정된 겁니까?
【 기자 】
네 당초 이번 태풍은 일본 상공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테두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일본 방향으로 지나갈 걸로 예상이 됐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일본 상공에 있는 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커지면서 태풍의 경로를 위쪽으로 밀어낸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북쪽 상공에는 강한 상승 제트기류와 차가운 공기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 부근을 지나며 급격하게 동쪽으로 방향을 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이번 태풍은 마치 2007년 제주도에 큰 피해를 줬던 제11호 태풍 '나리'와 비교가 된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2007년 제11호 태풍 나리도 이번 차바와 비슷한 경로로 북상을 해서 제주에 상륙한 바 있는데요.
당시에는 시간당 최고 150mm의 물폭탄을 퍼부으면서, 큰 피해가 났습니다.
제주에서만 13명이 사망하고, 재산 피해는 1307억여 원에 달했습니다.
다만 이번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급격하게 방향을 꺾고 있기 때문에 나리 때보다는 피해가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앵커멘트 】
지금도 제주에는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던데,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상황 들어온 게 있습니까?
【 기자 】
네, 아직 정확한 피해상황이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제주는 지금쯤이 가장 큰 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에 따르면 밤 사이 제주에서 정전 사태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강풍에 제주도에 있는 야자수가 넘어지면서, 전신주를 쓰려뜨려서 정전이 일어난 겁니다.
또 오늘(5일) 새벽 제주시 동문로 산지천 남수각이 범람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는데요.
용담동 한천도 범람해서 주변에 주차 했던 자동차들이 쓸려가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저도 태풍이 올때 제주 취재를 다녀왔지만, 제주는 워낙 평소에도 강풍이 많이 불고, 태풍도 자주 와서 왠만해서는 큰 걱정을 안하시던데요.
이번 태풍에 대해서만은 '평소의 강풍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거기에 정전까지 겹치자 공포의 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제주와 함께 또 걱정되는 지역이 지진 피해를 입었던 경주인데, 경주 지역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지난 9월 12일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경주 지역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지진으로 지붕 기와 등이 파손된 3000여채 중 지금까지 복구가 완료된 주택은 10% 정도에 불과해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경주지역에는 '차바'의 간접영향권에 들어가는 오는 오늘(5일) 오후부터 최대 250mm의 호우와 함께 초속 3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경주시는 지진 피해지역인 황남동 등지를 중심으로 주택 지붕에 비닐 천막을 씌우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또 복구작업이 진행중인 각 세대에 작업을 중단하도록 통보하고, 태풍 접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이 태풍은 언제쯤 한반도를 지나가겠습니까?
【 기자 】
네 태풍 차바는 지금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동쪽으로 방향을 꺾고 있는데요.
현재 제주도를 지나 오늘 오전 9시쯤에는 여수 동남쪽 약 60km 해상을 지나겠고요.
오늘 오후 3시에는 울산 동쪽 약 130km 해상까지 진출합니다.
이쯤되면 이미 한반도를 벗어나고 있다고 봐야하는데요.
오늘 밤 9시쯤에는 일본 센다이 서남쪽 약 480km 해상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향후 24시간 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며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그럼 오늘 오전이 고비가 되겠군요.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만전을 기해야겠습니다. 윤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