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인', '기화로',
이건 무슨 말일까요?
우리 법원의 판결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입니다.
3년 전 대법원이 판결문을 쉽게 쓰자고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지만, MBN 점검 결과 여전히 어려운 단어들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판결문을 보여주자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어렵고 생소한 단어 때문에 한글인데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임세종 / 경기도 평택시
- "이해가 하나도 안 가는데, 너무 어려워요. 다른 나라 말 같기도 하고."
▶ 인터뷰 : 옥화경 / 서울 합정동
- "핵심 단어 자체를 몰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지난 2013년 판결문을 쉽게 쓰자며 대법원이 맞춤법 안까지 내놓은 지 3년, 과연 지금은 어떨까.
어떤 일의 빌미를 뜻하는 '기화'나 존재하지 않는다란 뜻의 '부존재'란 단어는 만 번이나 넘게 등장했고,
'경락인'이나 '나대지' 등의 단어는 7~8백 차례나 쓰였습니다.
궁박과 밧데리 등 일본식 표현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볼 수 없다'와 같은 이중 부정으로 문장을 꼬아놓은 '꽈배기 문장'이나
한 문장이 수백 단어나 되는 '시루떡 문장'도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스탠딩 : 한민용 / 기자
- "관행처럼 써온 어려운 단어와 표현을 쉽게 바꾸려면 무엇보다 일선 판사들의 의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