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치원생 21명을 태운 버스가 터널에서 빗길에 넘어진 사고, 기억하시나요?
그 뒤로도 보름 사이에 2건의 비슷한 사고가 더 발생하면서 '마의 도로'라는 오명이 붙었는데요.
도로를 정밀 조사했더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터널로 진입한 유치원 버스가 갑자기 휘청거리더니 벽면을 잇달아 들이받고 그대로 넘어집니다.
▶ 인터뷰 : 당시 유치원 버스 운전기사
- "딱 얼음판에 미끄러지는 그런 기분이더라고요. 흔들흔들하는 게…."
비슷한 지점을 지나던 화물차 1대도 빗길에 미끄러져 중심을 잃고 쓰러집니다.
최근 5년간 부산 곰내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116건.
70%가 빗길 사고였는데, 터널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의 구간은 터널에서 100m 지점입니다.
물 빠짐이 원활한 다른 곳과는 달리 이 구간은 도로가 거의 평평해 바퀴 등에 딸려온 물이 항상 고여 있는데, 여기서 수막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과속을 부르는 구조도 문제입니다.
터널 입구부터 나갈 때까지 1.83km 전 구간이 시종일관 내리막길입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특히 터널로 진입하기 전 30m 구간부턴 차체가 덜컹거릴 정도로 바닥이 울퉁불퉁해 이 역시 사고를 부르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창식 / 도로교통공단 공학박사
- "일부 물 고임이나 물 튀김에 의한 빗길 사고 개연성이 상당히 높아서 그 부분도 재시공해서 평탄성을 유지하는 것이…."
터널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났지만 그동안 터널에서 발생한 사고 대부분은 운전자 부주의로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