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고속버스 첫날, 장애인 승객 태우지 않고 출발
↑ 프리미엄 고속버스 / 사진=연합뉴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센트럴시티 호남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장애인용 저상버스 도입 확대 등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습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 A씨는 고향인 광주에 가려고 11시에 센트럴시티에서 출발하는 A고속 프리미엄 버스의 승차권을 끊어둔 터였습니다.
회견을 마칠 때쯤 A씨는 승차장에 들어선 버스에 타고자 출입문 쪽으로 이동했지만 버스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고 직원들이 출입문 옆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계속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은 A씨를 태우라고 요구했고 5분 남짓 실랑이가 이어질 때쯤 버스 문이 열렸습니다.
출입문 옆에 서 있던 직원들은 휠체어를 드는 듯하는 시늉을 하더니 이내 그만뒀고 버스는 A씨를 태우지 않은 채 그대로 승차장을 빠져나갔습니다.
A씨는 "티켓까지 사고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왜 못 타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를 남기고 버스를 떠나게 한 직원들에게 소속과 승차거부 이유 등을 물었으나 이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일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A씨 등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 10여 명은 앞서 진행된 회견에서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 편의시설 설치비용은 예산이 없다며 외면한 정부가 더 많은 예산이 드는 프리미엄 버스를 도입한 것은 기만적인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프리미엄 버스가 일반 버스보다 한층 넓고 쾌적한 좌석과 공간이 있는 버스임에도 여전히 장애인을 위한 자리는 마련돼 있지 않다"며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실태는 열악하기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는 광역버스를 비롯한 9천574대의 고속·시외버스 중 교통약자가 탈 수 있는 버스는 단 한 대도 없습
이 단체는 2014년부터 매년 장애인의 시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예산 편성 등을 촉구해 왔습니다.
장애인 김혜진(31) 씨는 "사회의 한 사람으로 저도 버스를 타고 싶으면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싶으면 비행기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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