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분교(세종캠퍼스)가 본교(안암캠퍼스)와의 동등한 지위 확보를 위해 교육부에 캠퍼스 통합 신청을 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세종캠퍼스 측이 독자적으로 분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본•분교 통합을 추진하려는 정황이 포착되며 안암캠퍼스 학생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안암캠퍼스) 재학생들은 “(입결)점수가 다른데 어떻게 한 학교로 쉽게 통합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학생들이 ‘미래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본·분교통합 이슈는 더 큰 갈등의 ‘불씨’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7일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학내 커뮤니티에 ‘분교, 이제 그만합시다. :분교제도 폐지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문제는 이 글에 총학 측 분교제 폐지 요구에 대한 선정규 세종캠퍼스 부총장의 답변과 함께 기획처장 명의로 작성된 공문이 함께 공개된 것. 선 부총장은 “내년부터 매년 교육과정의 유사·중복 여부를 자체평가한 뒤 커리큘럼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교육부와 본·분교 통합 신청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 본·분교 통합을 위한 교육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유사중복학과의 통·폐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커리큘럼 개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측이 사실상 본·분교 통합 추진을 인정한 셈이다. 해당 게시글은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공유되며 28일 정오까지 조회수가 7만명을 넘었다.
이글을 본 안암캠퍼스 학생들은 들끓고 있다. 학생들은 “안암캠퍼스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다”이라며 “독립된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이름을 바꾸고 본교로 만들면 될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세종캠퍼스 학생들이 안암캠퍼스로 옮겨올 것이라는 우려와 중복학과 재조정 과정에서 학과가 통폐합될 수 있다는 불만 등이 재학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되자 세종캠퍼스 총학은 “안암과 세종의 물리적인 통합을 주장한 게 아니다”며 “경희대와 성균관대 사례처럼 분교 지위를 폐지하고 상하관계가 아닌 동등한 지위를 누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염 총장은 29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안암•세종 캠퍼스 통폐합 계획에 대해 "나 또는 대학본부
[연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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