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원도 고성에서 음주 단속에 걸린 60대 남성이 파출소를 찾아가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죠.
그런데 이 때 사용한 총기는 실탄을 넣은 사냥용 마취총이었습니다.
마취용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겁니다.
박상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총을 겨눈 채 파출소로 들어와 그대로 쏴버립니다.
연달아 2발을 발사했지만, 경찰관들은 가까스로 총탄을 피합니다.
음주단속에 적발된 60살 이 모 씨가 홧김에 집에서 총을 가져와 저지른 범행입니다.
당시 사용된 총기는 다름 아닌 마취총.
마취용 주사기와 실탄의 굵기가 같아 주사기 대신 실탄을 넣으면 일반 엽총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총포사 관계자
- "병원에 가면 주사기가 가는 거부터 굵은 거까지 있잖아요. 그거와 원리가 같죠. (마취총과) 똑같이 쓸 수 있는 작은 구경의 엽총이 있어요."
그런데도 이런 마취용 총기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곳은 경찰서 총포실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총을 쓰지 않을 때 경찰서에 보관하는 일반 총기와 달리 마취총은 일 년 내내 집에 둘 수 있습니다."
총기 보관 대상에서 마취총은 빠져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마취총은) 수의사라든지 이런 분들이 대부분 소지했기 때문에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한 거죠. 이렇게 악용될 줄 알았으면…."
실탄만 구하면 살상용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얘기인데, 마취총과 엽총을 같이 소지할 수 있는 엽사들에겐 이런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동물 마취 목적으로 등록된 총기는 2천여 정에 달하지만 사실상 통제 밖에 놓여 있습니다.
MBN 뉴스 박상호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