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정국에 경제까지 어려운데 유난히 삶이 더 힘겨운 곳이 있죠.
구조조정 여파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조선업 메카 경남 거제와 통영 인근 지역인데요.
업체들의 줄도산에, 밀린 임금까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데 강진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20년이 넘게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로 자리 잡았던 경남 거제의 한 중견조선업체.
지난해 10월 문을 닫으면서 근로자 36명 전부가 일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회사 관계자
- "은행에 담보 잡혀서 기계고 뭐고 위에 크레인도 다 뜯어가고 껍데기만 남았잖아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조선 빅 2의 구조조정에 따라, 올 한해만 이들 협력업체 31곳이 문을 닫고 1만 명 넘는 근로자가 일터를 떠났습니다.
협력업체의 폐업은 고스란히 임금체불로 이어져, 한때 3백 명이 넘었던 이 업체도 문을 닫으면서 2억 원의 임금이 밀렸습니다.
회사를 매각해 밀린 임금을 주고 싶어도, 경기 악화로 공장이 팔리지도 않는 상황.
▶ 인터뷰 : 회사 관계자
- "간혹 한 번씩 보러오는데 둘러만 보고 가지. 반응이 영 안 좋아요."
고용노동부에는 임금을 받아달라는 근로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 인터뷰 : 김기영 / 해직 근로자
- "지인한테 돈을 빌리고 있는데…, 지금 월세도 석 달치가 밀려 있거든요. 솔직히 힘듭니다."
조선업 메카인 경남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의 체불 임금 근로자 수는 만 2천 명으로 지난해 2배를 기록했고 체불액도 54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조선업 위기가 계속되면서 조선업의 메카였던 경남이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