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인계동 부근에서 수천 마리의 까마귀 떼가 민가 전봇대에 한 달째 머물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원시청 측은 지난 4일 "시베리아에서 온 떼까마귀는 보통 우리나라 중부지방엔 며칠만 머물다, 울산 등지로 내려가 겨울을 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수원에 한 달 넘게 둥지를 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수원시 하늘을 뒤덮은 수천 마리의 까마귀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영상 속에는 수천 마리의 까마귀들이 전깃줄에 빼곡하게 모여앉아 있거나, 떼를 지어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주차된 차량과 행인들 머리 위로 까마귀들이 배설물을 뿌려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무섭고 징그럽다"며 "똥을 맞을까 봐 우산을 준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하늘 위로 떼를 지어 다니니까 내 머리 위로 떨어질 때도 있다"고 전했다.
까마귀 떼의 배설물 공격에 상인들은 주차된 차량마다 신문지를 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청은 "매일 고압 살수차까지 동원해 까마귀 배설물을 치우고 있다"며 "하지만 배설물이 쌓이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까마귀떼 출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조류 전문가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 인계동에 출몰한 까마귀는 '떼까마귀'로 중국 중부·동부와 극동 러시아 쪽에서 활동하는 종으로 알려졌다. 보통 한국에서 번식한 뒤 주로 동아시아에서 겨울을 난다.
전문가들은 "이상기온 때문인지 수원과 화성 인근 일부 농경지에 낱알 같은 먹이가 남아있어
이어 "까마귀들이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남쪽으로 내려갔다 오는 3월께 다시 북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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