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비리` 정운호 징역 5년·김수천 부장판사 7년 선고

법조계 전방위 로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씨(52·구속기소)와 현직 부장판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는 정씨에게 사법기관과 수사기관에 청탁과 함께 뒷돈을 건네고, 회사 돈 108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같은 날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은 정 씨에게 유리한 재판을 해주는 등 대가로 1억 8000여 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58·사법연수원 17기)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에 대해 "현직 부장판사와 검찰에게 4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주고 이를 정상거래인 것처럼 꾸미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또 "해외 도박으로 지게 된 막대한 빚을 갚기 위해 회사의 재산을 빼돌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부장판사에 대해선 "이 사건으로 사법부와 법관이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고, 법원 조직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점으로 미루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씨는 해외 원정도박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김 부장판사에게 청탁 명목 등으로 1억 8000여만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회계장부를 조작해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씨는 김 부장판사에게 자사 제품의 모조품을 제조·유통시킨 피고인들의 형량을 1심보다 높게 선고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자신의 상습 도박사건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에 청탁을 해달라는 명목으로 뒷돈을 건넸다. 또 김 부장판사는 정씨의 고가 외제 차량을 5000만원의 가격으로 위장 구입한 뒤 1억5000만원을 브로커를 통해 되돌려 받았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