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한참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할 시기지만, 지역 특산품 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고급 선물의 대명사인 굴비와 한우, 전복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거든요.
정치훈 기자가 직접 산지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집 걸러 한 집이 굴비가게인 영광 법성포구.
설을 앞두고 한창 붐벼야 할 때지만, 썰렁하기만 합니다.
찾는 발길이 줄면서 아예 굴비가게를 내놓은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성범 / 조기잡이 선장
- "아예 안 팔리고 문 닫은 집이 수도 없어."
그나마 간간이 드나드는 손님은 값비싼 명절 선물보다는 저렴한 굴비 두름을 찾습니다.
▶ 인터뷰 : 서동근 / 광주 북구
- "과하게 포장된 것보다는 좀 실리적인 것을 선호합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굴비 선물세트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창고는 보시는 것처럼 절반도 차지 않았습니다."
전복 주산지인 전남 완도 섬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추석 때까지만 해도 손바닥만 한 전복이 주로 팔렸는데, 지금은 주문이 뚝 끊겼습니다.
전복 크기를 줄이고, 해조류로 빈 곳을 채워 간신히 5만 원짜리 선물세트를 마련했지만, 볼품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위지연 / 전복 판매 상인
- "5만 원에 맞춰서 팔 수 없느냐? 큰 것을 몇 마리만이라도 담아달라는 말을 많이 하시고…."
한우 농가는 그야말로 울상입니다.
국거리와 불고기용으로 선물세트를 꾸려봤지만, 판매는 지난해 추석보다 40%가량 급감했습니다.
끝을 모르는 불경기와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미 설 대목은 사라진 지 오랩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