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현 정부 장·차관 출신 인사들을 줄소환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응원이 줄을 잇고 있다.
23일 특검팀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빌딩 외벽 앞에는 특검 수사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며 시민들이 보내준 꽃바구니와 응원메시지가 놓여 있다.
꽃바구니에 달린 색색의 리본에는 '특검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진실을 밝혀주세요', '국민과 촛불이 함께 있어요', '정의의 특검, 힘내세요'라며 특검팀의 수사를 응원하거나 진상 규명을 당부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외에서 보낸 '홍콩에서 OO이네'라고 적힌 리본도 눈에 띄었다.
특검팀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꽃다발은 지난 19일 집중적으로 배달됐다. 자신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에게 뇌물을 건넨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날이다.
최씨 딸 정유라씨(21)에게 '학사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학대학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을 구속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특검팀의 수사가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시점이다.
특히 정권·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담은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이 전날 결정되자 특검을 향한 응원의 물결이 높아졌다.
이에 '국정 농단' 의혹 규명에 차질이 빚어질까 염려하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팀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하는 '청탁금지법' 관련 논란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보낸 꽃바구니를 사무실에 들이지 않고 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바구니들은 특검사무실
특검팀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없어 5만원 미만 꽃바구니는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판단되지만, 원칙적으로 받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꽃다발을 받지는 못해도 마음만은 고맙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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