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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에 위치한 30사단에서 입영대상 장병들과 가족들이 입영행사를 치르고 있다. [사진 = 임형준 기자] |
지난달말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에 위치한 30사단 신병교육대. 입소 시간을 한 시간 앞둔 오후 1시가 넘어가자 위병소 앞으로 까까머리를 한 청년들과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올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불어 닥친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영하 3.7도. 추운 날씨에 겹친 겨울 칼바람은 속절없이 아들과 이별을 앞둔 부모들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했다.
입소 시간이 다 되자 곧 헤어질 시간이 됐다는 것을 직감한 듯 입영 대상 장병의 부모들은 "몸 조심하고 힘든 일 생기면 꼬박꼬박 연락해라"는 애정 어린 당부를 내놨다. 사전 안내 시간이 끝나고 주어진 3분간의 기념촬영 시간. 입대 전 아들과 마주한 마지막 순간에 끝내 울음을 감추지 못한 어머니들은 아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전 기차로 경남 창원에서 올라온 강 모씨(23)는 가족들 없이 '나홀로 입대'를 선택했다. 하루벌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부모님을 위한 배려였다. 강 씨는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 생활비를 보태왔는데 사정이 어려운 부모님 곁을 떠나려니 걱정"이라면서도 "아들 군대를 빼주거나 편한 곳에 가게 손을 쓰는 소위 빽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을 보면 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날 입대 현장에서 입대 장병들과 가족들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아들 사례 등 최근 군 보직 특혜를 둘러싼 불평등 이슈에 대해 한 서린 분노를 표출했다. 전 해군 장성 조카의 지인이라는 유 모씨(22)는 "입대 전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가 군대 간 친구가 접속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복지시설 관리병으로 차출돼 '낚시나 하면서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에 부러우면서도 괜히 열이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병무청과 국방부 등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군에서도 금수저는 타자수로 복무하고, 흙수저는 삽질하는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육군을 기준으로 비전투병과는 전체 인원의 33% 가량인데 4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직계비속 738명 중 54%가 비전투병과로 복무중이었다. 이들은 국방부 기무사 심리전단 777사령부 연합사 정보사 등 극소수의 인원들만 근무가 가능한 국직부대와 미8군(카츄사)에 다수 포진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위공직자 아들의 보직 특혜는 현역과 보충역을 가리지 않았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아들 145명 중 70%(101명)은 사무보조·민원안내·상담 등 단순 행정업무를 하는 공공기관 등에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피시설로 분류되는 양로원 장애인복지관 지하철 등에 근무하는 인원은 30%에 불과했다. 심지어 고위공직자 자녀 중 사회복지시설로 배정됐던 인원을 같은 지역내 공공기관으로 재배치한 사례도 두건이나 적발됐다. 기관 재배치가 이사, 질병악화, 가혹행위 등 지극히 한정적인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제가 되는 대목이다.
이날 30사단 입영행사장에서 아들을 보낸 뒤 쓸쓸히 걸음을 옮기던 이 모씨(48·여)는 "예전부터
[기획취재팀 = 이지용 기자(팀장) / 서태욱 기자 / 연규욱 기자 / 유준호 기자 /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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