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투자업체 대표가 사채업자 등과 공모해 상장사 주가를 조작,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투자업체 대표 원모씨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원 씨는 사채업자 등 주가조작단과 4대강 테마주로 꼽힌 홈캐스트의 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원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원 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도주한 상태다.
검찰은 이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명동 유명 사채업자 최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 씨는 손대는 종목마다 주가가 크게 올라 증권가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원 씨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 씨는 2014년부터 YGPLUS, 아이오케이, 초록뱀, 웰메이드예당 등 주로 엔터테인먼트 주식이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매번 투자이익을 거뒀다.
원 씨는 그해 홈캐스트에 투자해 큰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설립된 셋톱박스 업체 홈캐스트는 최대주주가 에이치바이온으로 변경되면서 2배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에이치바이온은 황우석 박사가 최대주주인 바이오 회사다. 홈캐스트는 과거 줄기세포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에이치바이온 미국법인에 출자한다고 밝히는 등 바이오사업과 셋톱박스 사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씨는 2014년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식을 확보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매입가의 두 배 이상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씨 부부가 홈캐스트 투자로 얻은 차익은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씨는 이외에도 인수·합병(M&A)이 진행되는 상장사에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코스닥 큰손과 명동 사채업자 등 5∼6명이 연루됐다"며 "지금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