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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탄핵심판 결정을 앞둔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 [사진 = 강영국 기자] |
숨 가쁘게 달려온 헌정 사상 두번째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10일 오전 11시께 그 종지부를 짓는다. 국회가 지난 12월 9일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이후 92일만이다.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는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앞 분위기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헌재의 선고 결정을 앞두고 탄핵 인용과 기각을 외치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서울 안국역을 사이에 두고 각각 대규모 집회를 열며 헌재 선고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거세게 반발하며 즉각 반발 집회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한 치의 양보없이 헌재의 올바른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탄핵심판은 오전 11시부터 이정미(55)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사건번호 '2016헌나1'을 읽으면서 시작된다.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하면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반면 3명 이상의 재판관이 반대한다면 탄핵은 기각되고 박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 촛불 집회 "민심은 천심(天心)"…대통령 즉각 파면 기대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퇴진행동 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안국역 1번 출구 인근에서 '탄핵 인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최용진 퇴진행동 공동사무처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헌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하고 있고 탄핵 역시 당연히 인용될 것"이라며 집회를 시작했다.
최 사무처장은 "지난해 10월 29일부터 5개월 여간의 긴 싸움을 이어왔다"면서 "국민 대다수는 탄핵을 요구한다"고 헌재의 결정을 촉구했다.
청년부터 장년까지 시민 수백명이 모여 "박근혜를 탄핵하라"라고 외쳤다. 이들은 '박근혜 탄핵 촛불 승리' '헌재는 즉각 탄핵을 이용하라'는 피켓을 손에 들고 헌재의 마지막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 협의회' 40여명도 자리에 나와 탄핵 찬성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김석자(59, 여)씨는 "지난 5개월 동안 국민 대부분이 너무 많은 실망을 했고 고생했다"면서 "헌재는 민심을 반영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차 민중총궐기를 진행한 전봉준투쟁단 관계자는 "박근혜 탄핵을 시작으로 즉각 파면, 구속이 이어져야 한다"면서 "오늘 만약 탄핵 기각 결정이 난다면 전국에서 트랙터를 몰고 쳐들어 갈 것"이라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촛불집회에는 시민가수 박성환씨가 나와 '꿈은 이루어진다' 노래를 부르며 헌재 결정 전 마지막 탄핵 촉구 의사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 "탄핵은 기각돼야"…촛불집회에 맞써는 태극기 집회
안국역 1번출구 반대쪽인 5번 출구에는 태극기 집회를 이끌어온 탄기국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일을 밝힌 8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밤샘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오전에는 지방 참가자들까지 가세해 수백여명이 헌재 심판의 결과를 기다린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가 오늘 박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다면 이제껏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피를 보여주겠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탄핵안은 기각돼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손상대 탄기국 사회자는 "10시 현재 주최 측 추산으로 700만명이 전국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며 "1시간 뒷면 탄핵 각하라는 선물이 국민들에게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개월 동안 태극기를 들고 국정농단 세력과 싸워왔다"며 "이제는 고영태 일당을 구속수사하고 태블릿 피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60대 남성은 "헌재는 사건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대통령의 탄핵을 각하해야 한다"면서 "나라의 국운을 망치는 길을 택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를 향해 "이틀동안 날을 새면서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리했다"며 "언론은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고 고성을 지렀다. 또한 일부 참가자들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쳐 주변 시민들의 불편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헌재 앞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선 모씨(50대·여성)는 "매일 저렇게 오면서 고함을 지르고 과격한 행동을 보일 때도 있어 불안하다"면서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혹시나 충돌 사고가 발생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는 북과 징, 꾕과리를 들고 마지막 세를 과시했다. 이들은 '탄핵반대 ·국회해산'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의 분위기를 올리고 있다.
경찰은 전날부터 안국역 인근 도로를 통제하며 만일에 있을 지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차벽은 안국역 일대에 길게 늘어섰고 최상위 비상령을 발동한 경찰은 2만160
동십자각 사거리에서 경복궁 건춘문을 지나 국무총리공관에 이르는 삼청로 구간에도 경찰 차벽이 늘어서 양방향 차량을 번갈아 통행시키는 모습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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