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됐지만 박사모 등 친박단체들은 "9회말 2아웃,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거센 저항을 예고했다. 서울 시청앞에서 일명 '애국집회'를 열어온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이후 첫번째 주말을 맞아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31일 국민저항본부는 오는 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4차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국민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국민저항본부 측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직후 성명을 내고 "거짓과 불의가 승리하고 정의와 진실이 패배했다"며 지지자들의 집회 참가를 독려했다.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은 "치욕과 불의와 거짓을 잊지 않겠다고 가슴에 뼈에 새겨야 한다"며 "일시적으로는 거짓과 불의가 이기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정의와 진실이 결코 지는 법은 없으니 신념으로 싸우자"고 주장했다.
친박단체 집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친박단체 홈페이지에는 "폭력 집회도 불사해야 한다"거나 "떡검이 아스팔트에 피를 뿌리게 만든다"는 과격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집회가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바로 다음날 열린다는 점에서 구속에 반대해온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일부 지지자들로 인해 격앙된 분위기 속에 격렬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한 지난달 10일에도 일부 친박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과격한 행동을 하면서 현장을 취재하던 취재진이 폭행당하고 집회 참가자 3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주말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퇴진행동 전체 차원의 집회는 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퇴진행동 산하 단체인 '적폐청산특별위원회'와 '4·16연대'는 1일 오후 6시부터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환영하는 한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 '세월호 진상규명'과 '적폐청산'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로 했다.
퇴진행동 차원의 촛불집회가 아닌 만큼 참가자 수는 기존 주말 집회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 구속과 세월호 인양 후 첫번째 집회인 만큼 예상 밖으
친박단체 집회와 광화문 집회가 가까운 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양측간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친박단체 집회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경찰은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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