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이웃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유기한 10대 소녀가 "고양이를 괴롭혀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계획된 범행을 부인하기 위한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알아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5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고교 자퇴생 A양(16)은 경찰조사에서 "피해자가 집에 있던 고양이를 괴롭혀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후 A양은 범행동기를 묻는 경찰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하다 변호인 입회하에 일부 진술을 시작했다.
최근 프로파일러가 투입된 조사에서 A양은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고 배터리가 없어 충전한 뒤 쓰게 해주려고 집에 함께 데리고 갔다"며 "집에 들어갔는데 고양이를 괴롭혀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양 집에 고양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경찰은 계획된 범행을 부인하기 위한 진술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집으로 유인한 다음 2~3시간 사이에 (살해·훼손·유기) 범행이 이뤄졌는데 계획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면서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양은 아파트 15층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B양을 데려갈 때 13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올라가고, 집에 도착해서는 B양 어머니와 통화할 수 있도록 전화기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확인한 결과 전혀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A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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