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납치됐다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속아 은행에서 돈 2천만 원을 찾으려던 여성이 인출 직전 피해를 면했습니다.
너무 흥분한 상태여서 출동한 경찰관의 말도 귀에 들어오질 않았는데, 경찰관이 온몸으로 보이스피싱을 막아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울먹거리며 은행을 찾은 한 여성,
다짜고짜 2천만 원을 찾아달라고 합니다.
딸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황급히 은행으로 달려온 겁니다.
이상한 낌새를 차린 직원이 보이스피싱 안내문을 보여줘도 막무가내입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다른 직원에겐 신경쓰지 말라며 '저리 가라'고 손짓합니다.
어머니가 전화통화를 하며 은행에 갔다는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은행 몇 곳을 수소문해 여성이 있는 곳을 겨우 찾았지만 막아서는 경찰관을 뿌리치고 현금인출기로 뛰어갑니다.
▶ 인터뷰 : 장준혁 / 부산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 경위
- "막 흥분을 하셔서 저희 목소리가 들리고, 경찰관이 온 걸 알면 딸이 죽는다는 생각을 하셨기 때문에 밀치면서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여성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경찰관이 결국 딸과 통화가 되면서 전화기를 바꿔주자 그때서야 안정을 되찾은 52살 김 모 씨,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일어서질 못합니다.
▶ 인터뷰(☎) : 보이스피싱 피해자
- "딸을 살려야겠다는 그 마음밖에 없었어요.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어요."
보이스피싱 범인을 잡지는 못했지만 재빠른 신고와 대처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