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힘들어진 서민들이 적은 돈으로 사치의 감정을 누려본다는 뜻입니다. 1천 원 샵, 2천 원 샵 같이 이것저것 많이 골라도 총 금액이 얼마 안 되는 곳에서요.
요즘 한창 인기인 인형뽑기방도 마찬가집니다. 적은 돈으로 작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 올 1월 1,400곳에서 지금은 2,400곳으로 불과 3개월만에 7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이 인형뽑기방 업주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인형뽑기방이 불법 덩어리였거든요. '청소년의 일탈 장소다', '사행성 게임 문화를 조장한다'며 경찰이 단속을 벌여 업주들이 대거 영업정지를 당한 겁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인형뽑기방은 게임 제공업이기 때문에 경품으로 소비자가 5천 원 이하의 완구류만 제공할 수 있거든요. 다시 말해 뽑기 기계 속에 있는 인형 한 개가 5천 원을 넘으면 안된다는 건데, 시중에 5천 원 미만의 인형이 많지 않다는 건 아시죠?
이를 경찰이 단속한 겁니다. 경품 가격 위반으로 적발된 업주는 429명으로, 법률 위반으로 적발된 업주 중 80%에 달합니다.
결국 업주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또는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해 5천 원 이하의 짝퉁 인형을 채워넣게 됐는데 결국은 이 또한 불법이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업주들은 결국 10년 전 법 규정을 바꿔 달라고 시위에 나섰고, 게임과 도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정부도 난감해졌죠.
천 원 한 장으로 뽑은 이 작은 인형 하나에 기쁨과 성취감을 맛보는, 그래서 살 맛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우울한 우리의 현실이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