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바로 옆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설치하겠다고 예고했던 한 단체가 오늘 직접 행동에 나섰습니다.
거친 몸싸움이 오가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는데, 결국 흉상 설치는 무산됐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천으로 덮어씌운 의자를 들고 와 소녀상 앞에 선 두 남성,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뭔가를 읽으려 하자 곧바로 제지당합니다.
"빨리 가지고 나가!"
거친 몸싸움 끝에 의자를 덮은 천이 찢어지고, 안에 있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손바닥만 한 흉상이 드러납니다.
소녀상 바로 옆에 두 전직 대통령의 흉상을 설치하러 왔다 소녀상 지지단체와 충돌이 빚어진 겁니다.
"일본이 좋으면 일본 가서 살아!"
흉상 설치에 나선 진실국민단체의 대표는 36살 최 모 씨,
앞서 소녀상 주변에 쓰레기를 갖다놓고,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선전물을 붙여온 장본인입니다.
대통령 흉상을 철거하려면 소녀상도 철거하라는 게 이들의 논리입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진실국민단체 대표
- "여론의 눈치를 보며 한쪽의 동상만을 지켜준다고 하고, 대통령 동상은 쓰레기 취급하며 치우겠다고 합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양측의 충돌은 최 씨가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이들이 들고온 의자와 흉상 하나는 구청에서 압수해갔습니다.
우려했던 불상사는 없었지만,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