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질문으로 지원자를 테스트하는 압박면접 대신, 최근에는 자기소개서 등을 기반으로 질문을 이어나가는 '구조화 면접'이 주요 대기업의 채용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국내 중견기업 이상은 대부분 '역량 기반의 구조화 면접' 기법을 활용한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직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자질을 먼저 정의하고, 지원자가 이를 갖췄는지 판단하기 위해 정해진 질문 순서와 기준에 따라 구조화해 측정하는 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는 '제로베이스 면접'이라고도 불린다. 자기소개서 스펙만으로 파악이 어려운 지원자의 잠재 역량, 돌발행동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CJ는 2002년부터 일찌감치 구조화 면접을 채택했다.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과 더불어 롯데·한화·LG·두산·포스코 그룹 등도 속속 도입에 나섰다. 면접은 구조를 그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과거에 크게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진 후 답변에 따라 "만약 그 경험 중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했겠는가" → "○○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그렇게 참신한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본인이 그 해결방안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무엇인가" 식으로 구조를 그리며 지원자의 생각을 확인한다.
'올바른 답'이 아니라 엉뚱한 답을 하더라도 상황과 맥락, 이유를 잘 설명하는 게 당락을 좌우한다. 면접관의 주관적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기업이 기피하는 특정 유형의 지원자를 가려낼 수 있어 구조화면접 도입 기업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면접에서 지원자들은 기업의 인재상과 자신이 지원한 직군이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역량을 요구하는지를 숙지해야 한다. 기업들은 '지원자가 조직문화와 얼마나 어우러질 수 있을지' 혹은 '지원자의 성장은 얼마나 빠를지'와 같은 요소에 방점을 두어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인지, 들어와서 금방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를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대표적인 경험을 3~4가지 정도 정리하면서 기업 특성 및 직무 특성에 맞게끔 각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본인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예상질문을 만들어볼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육하원칙의 틀 안에서 경험을 통해 느낀 것과 배운 점, 본인의 장단점 등에 대한 답변을 마련하면 좋은평가를 받을 수 있다. 준비해온 답변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본인의 '진솔함'을 어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가치관이나 사고력, 성향 등을 단기간에 바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구조화 면접은 지원자의 자질 그 자체에 대한 평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입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담담하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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