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난 서로에게 첫 번째 남자친구다. (중략) 그들은 알까. 숨길 수밖에 없는 내 마음을. 너무나도 예쁘고 아픈 내 첫 연애를."
지난달 15일 고려대 학내에 눈에 띄는 제목의 대자보가 하나 붙었다. 자신을 '16(학번) 무말랭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좋아해 마지 않는 너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자꾸만 나를 지우려는 이 사회에서 내 사랑은 사랑으로 취급받지 못하니까 나는 함부러 사랑을 속살일 수 없다"면서도 "이 글을 네게 바친다. 사랑해 마지않는 너에게"라며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이 글은 고려대 학내에 붙은 대자보를 모아놓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1000회 이상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이처럼 대학가에서 동성애 학생들의 익명 고백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서울 주요대학 온·오프라인 게시판을 보면 온라인 익명 게시판인 '대나무숲'을 중심으로 동성애자의 현실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고 있다. 서울대 대나무숲에서 한 남학생은 연상 남자친구와 헤어진 경험을 고백하면서 "우리 사랑이 쉽게 지워지는 세상에서 너무 큰 사랑을 준 형, 다음이 있다면 그때는 조금 덜 아프자"라고 올려 관심을 모았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선 기간이던 4월 25일 문재인 당시 후보가 TV토론에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발언한 것이 전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토론 이튿날 고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학생은 "사람들은 나의 존재를 놓고 찬반 토론을 했다"며 "나는 누군가 싫어하거나 반대할 수 있는 것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동성애 고백은 지난달 24일 육군 법원에서 한 동성애자 장교가 유죄 판결을 받자 다시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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