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아파트 화재…우리 고층 건물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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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비롯해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건립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참사로 각종 재난에 따른 대규모 피해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15일 부산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국내 30층 이상 고층건물은 1994년 7채에 그쳤지만 2011년 887채로 늘었고 2015년에는 1천478채에 이르렀습니다.
급기야 작년에는 2천541채로 1년 만에 배로 늘었고 올해 들어선 이미 3천21채로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인 초고층 건물도 107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초고층 건물은 부산에 28곳, 서울에 22곳, 인천과 경기에 각각 19곳이 들어섰습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바닷가에 101층짜리 1채를 비롯한 초고층 건물 3채가 올라가는 등 지금도 전국적으로 고층건물이 앞다퉈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3일에는 국내 최고층(123층·555m)이자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빌딩인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었습니다.
2010년 10월 1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있는 38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인 우신골든스위트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당시 불과 20여 분만에 옥상까지 불이 번진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1년 반 만인 2012년 3월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됐습니다.
초고층 건물은 30층마다 피난 안전구역을 설치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행령 이전에 완공한 건물 상당수는 방독면, 의약품, 조명등도 없이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토교통부가 고층 건물을 지을 때 재난 발생 시 피난·대피방법 등을 사전에 평가하도록 하는 '제2차 건축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하는 등 관련 대책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 의식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평가가 여전합니다.
올해 2월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시내 35층 이상 건물 184채를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벌였습니다.
결과는 4곳 가운데 1곳이 화재에 대비한 안전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47개 건물에서 119건의 지적사항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소화 설비가 34%로 비중이 가장 컸고 피난설비(30%), 경보설비(2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소방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진화용 고가사다리가 고층건물에는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전국 대다수 소방서가 보유한 고가사다리는 접근 높이가 15∼17층에 불과하고 소방헬기도 바람 때문에 초고층 건물 화재 진압에 도움이 안 됩니다.
소방 장비를 들고 계단으로 올라가 불을 끄는 것도 30층 이하에서만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최근 콘크리트와 방화문으로 둘러싼 외벽에 피난용 승강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또 스프링클러 등에 물을 공급하는 옥상 수조가 고갈되는 상황에 대비해 초고층 건물에는 소방용수 전용관을 설치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이 같은 소방설비를 갖추는 것과 함께 고층건물을 관리하는 자체 소방대와 주민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대피훈련을 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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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소방조직이 '소방청'으로 분리돼 무려 42년 만에 독립할 예정이어서 화재 예방과 대응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