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향하던 제5호 태풍 노루(NORU)가 방향을 틀어 한반도 쪽으로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께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대한해협을 통과할 경우 5일부터 제주도와 경남 해안이 태풍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일 기상청과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오키나와 동쪽 해상을 통과한 태풍 노루는 계속해서 서북진하다가 6일 오전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일본 규슈 서북부 앞바다를 통과해 일본 열도와 대마도(쓰시마) 사이를 가로지른 뒤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빠져 나갈 것으로 관측됐다.
따라서 5일부터 제주도 해상이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6일 밤에는 노루가 제주도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7일 밤에는 경남해안에 근접한 뒤 8일 새벽 동해 남부해상으로 진출한다는 게 기상청이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45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속 45m, 강풍 반경 280㎞를 나타내고 있는 태풍 노루는 '소형'(강풍 반경 300㎞ 이하) 규모지만, 최대 풍속이 초속 44m를 넘어 강도는 매우 강한 편에 속한다. 애초 노루는 전날까지만 해도 일본 규슈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가장 컸지만, 밤사이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태풍 노루가 중국과 한국 사이의 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경우지만 현재로서는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여 최악은 면했다"며 "하지만 아직 변수가 많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열대저압부에서 태풍으로 성장한 노루는 이후 주변에서 제6호 태풍 '꿀랍'이 발생하면서 후지와라 효과로 U턴을 두 번이나 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이동경로를 보였다. 후지와라 효과는 인접한 두 태풍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태풍이 움직이게 되는
기상청은 "태풍 노루의 영향으로 6~8일 사이에 남해상과 동해상에서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다"며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에 주의를 당부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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