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매산성, 호남지역 최초 한성백제 토성…'축성방법 변천 연구 가능해져'
전북 완주군 배매산성(사진)이 호남 지역 최초의 한성백제 시대 토성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배매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평탄지 일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한성백제 후기의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발이 3개 달린 삼족토기, 계란 모양의 장란형(長卵形) 토기와 성을 쌓을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쇠도끼를 찾아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연구원은 배매산성에서 출토된 굽다리접시와 장란형 토기에 대해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등지에서 나온 유물과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배매산성이 한성백제 시대 토성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호남 지역의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의 축조기법과 축성방법의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성도읍기 백제의 영향력이 호남으로 확장되었던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중요한 자료로 재평가 받게 됐습니다.
조사는 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지역 평탄지 일부를 대상으로 했는데 토사(흙과 모래)와 쇄석(부순 돌) 등을 이용한 삭토(削土)기법으로 성벽이 조성됐습니다.
성벽의 가장 아래층에는 성벽을 따라 열을 지어 목주공(나무기둥구멍)이 나열되어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성 안에 있는 평탄지에서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 석축열, 건물지와 배연(排煙·연기를 뽑아 냄) 시설 등이 확인됐습니다.
유물로는 백제 한성도읍기 말기에 사용된 굽다리접시, 삼족토기, 계란모양의 장란형 토기 등 각종 토기류와 성을 쌓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부(鐵斧·쇠도끼)가 나왔습니다.
이는 기존의 한성백제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의 조합양상과 거의 일치합니다.
특히 굽다리접시와 장란형토기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한성백제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성벽의 축성방법도 한성백제 시대에 쌓은 화성 길성리토성과 유사합니다.
이와 같은 유물과 축성방법 등으로 미뤄보아 완주 배매산성은 백제 웅진·사비기 이전인 한성도읍기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며,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의 백제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발굴조사 성과는 8일 오후 2시에 발굴현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높고 의미를 지닌 비지정 매장문화재의 조사·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들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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