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날씨가 더워 닭에 진드기가 유난히 기승을 부렸습니다. 그 지긋지긋한 진드기 잡으려고 약을 쳤어요. 빈 계사에서 쓰라고는 돼 있는데 그냥 닭을 놔둔 채 약을 뿌렸어요. 생각해보세요. 2만3000만마리나 되는 닭을 계사에서 어떻게 빼서 어디에 놔둡니까? '살충제 달걀'이 될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닭 진드기 박멸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0.01㎎/㎏)보다 많은 0.07㎎/㎏이 검출된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하패리에 있는 신선2농장에서 만난 농장 관계자는 '어떻게 살충제가 기준치 초과 검출된거냐'는 질문에 어두운 얼굴로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정부가 써도 된다고 한 살충제만 쓴 것"이라며 "다른 계란농장들도 모두 약 칠 때 닭 한마리도 안 빼고 그냥 약을 치는데 왜 우리 농장 계랸에서만 살충제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억울하다고까지 했다.
더욱이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보다 더 많은 살충제 계란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한 주민은 "모든 농장에서는 진드기 살충제를 다 쓸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전국 5곳의 농장에서 기준치 초과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는 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곳의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선2농장의 다른 관계자도 "정부가 조사 나왔을때 우리 농장은 우리가 먹는 계란이기 때문에 수확한 계란을 그대로 샘플로 내놨다. 하지만 살충제가 안 나온 다른 농장들이 과연 자기들이 수확한 계란을 정부 조사에 그대로 내놓았을 것 같냐"고 지적했다.
이날 하패리 주민들은 인근 농장에서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는 소식에 하염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하패2리 경로당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우리 하패리 농장들은 조류인플레인자도 피해갔는데 왠 살충제 계란이냐"며 "평생 계란 농사를 해왔어도 이런 일 없었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눈가를 훔쳤다.
이날 신선2농장은 폐가를 연상케할만큼 음산했다. 농장 입구에는 양주시 마크가 붙
[양주 =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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