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질환과 임플란트, 임산부 초음파 진료비가 늘면서 올 상반기 건강보험이 지출한 진료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 증가했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건강보험 진료비는 33조9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8604억원 늘었다. 입원 진료비는 12조1194억원으로 9.5% 늘었고 외래 진료비도 14조2279억원으로 9.9% 증가했다.
이같은 진료비 상승은 고령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쓴 진료비는 13조5689억원으로 전년 11조9584억원 대비 13.5% 증가했다. 노인이 가장 많이 진료받은 질병은 백내장, 알츠하이머 치매, 폐렴, 고혈압, 치은염, 기관지염 순이었다.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에서 65세 이상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35.4%, 2014년 36.3%, 2015년 37.6%, 2016년 38.7%, 올해 상반기 39.9%로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곧 4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부터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대상이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치과 진료비도 급증했다. 치과 병·의원 진료비 증가율은 각각 29.0%, 23.1%로 의료기관 전체 평균 9.2%를 상회했다.
산부인과 진료비도 22.2% 증가했다.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으로 고위험 임산부 지원이 많아지고 임산부 초음파가 작년 10월부터 급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임현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정보융합실 차장은 "노인, 임산부, 치과 진료 증가와 더불어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교육상담료 급여화, 대장암 치료제 등 고가항암제 급여화, 한방병원 진료 증가 등도 진료비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기준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5085만명이다. 상반기 보험료 부과 총액은 25조8168억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다. 1인당 월 보험료는 4만9332원이었다. 상반기 1인당 진료비는 67만2000원(연간 134만3000원)
국내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빅5' 의료기관(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지급된 진료비는 1조4518억원으로 12.2% 증가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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