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의 화려한 귀환…박원순 "서울시·영국대사관 협력 끝에 시민 품으로"
주한 영국대사관이 자리해 60년간 끊겼던 덕수궁 돌담길 170m 중 100m 구간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시는 영국대사관 후문부터 대사관 직원 숙소 앞까지 이어지는 100m 구간을 보행 길로 개방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개방에 앞서 서울시는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보행로를 정비하고, 덕수궁 담장을 보수했습니다.
이 길은 대한문에서 정동으로 이어지는 서소문 돌담길보다 담장이 나직나직하고 곡선이 많습니다.
담장 너머로는 영국식 붉은 벽돌 건물이 보여 전통과 서구 건축이 조화를 이룹니다.
덕수궁에는 개방된 돌담길과 바로 이어지는 후문이 새로 생겼습니다.
담장을 은은하게 밝히는 가로등도 설치돼 야간에도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고종의 길(덕수궁길∼정동공원)'이 연내 완성되면 덕수궁에서 돌담길을 거쳐 정동길까지 쭉 걸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개방은 서울시가 2014년부터 끈질기게 영국대사관의 문을 두드려 이뤄졌습니다.
서울시는 2014년 10월 영국대사관에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고, 그해 11월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사관을 찾아가 주한영국대사를 만났습니다.
이후 2015년 5월부터 대사관 보안 문제 등 개방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날 오전 열린 돌담길 개방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등이 참석해 새로 단장한 길을 걸었습니다.
'돌담길의 귀환'을 축하하는 공연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판소리와 영국의 백파이프 소리가 어우러졌습니다.
영국 근위병과 우리 수문장이 동시에 길목을 지켰습니다.
박 시장은 "60년간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단절의 공간으로 남아 있던 덕수궁 돌담길을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의 협력 끝에 드디어 시민 품으로 돌려주게 됐다"며 "덕수궁 돌담길이 온전히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시장은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었는데, 그건 길이 끊어져서 그랬던 것 같다"며 "이
헤이 대사는 "1960년대에 어떤 이유에선지 도로 점유 계약 갱신을 하지 않게 된 이후 이 길이 영국대사관 소유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서울시 소유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공식 반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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