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관심 있던 금융기업이 매일경제의 고졸채용박람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꼭 채용관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장 면접을 진행한다고 해서 이력서도 꼼꼼하게 준비하고 면접 준비도 열심히 했어요."(대구여자상업고 3학년 조비주 양)
"함께 일해보자는 통보를 받았는데 회사 분위기도 좋아 보이고 경력을 쌓으며 자신을 발전시키기에 더없이 좋은 직장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입사 뒤 빠른 실무 적응을 위해 운전면허와 컴퓨터, 자동차 관련 자격증도 준비했어요."(제조업체 오아시스에 1차 합격한 한양공고 자동차학과 3학년 최명 군)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에서는 동부생명, 삼양에프앤비, 에프앤씨시스템, ktcs 등이 현장 채용을 실시했다. 이 행사에서 고졸 취업준비생 1800여 명이 1차로 현장 심사를 통과하는 등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 우수한 고졸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채용 정보관을 연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합치면 160개 단체가 참여했다.
고졸 취업준비생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박람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이력서를 들고 친구들과 상의하며 면접 대책을 세우기도 했다. 알짜 채용정보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기차 혹은 버스를 타고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도 많았다.
공식 개막시간인 오전 10시30분께 박람회장에 들어선 고교생들은 채용 공고 게시판을 확인하며 관심 있는 기업 정보를 분주히 확인했다. 취업 열기가 가득한 행사장을 돌아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능력중심 채용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개개인은 물론 기업을 비롯한 사회 각계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산업계 차원에서도 특성화고 취업의 문을 넓히기 위해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격려하며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현장 면접에서 호평을 받은 학생들은 해당 기업에 대해 꼼꼼히 공부하고 면접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무역업체 라미미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강예지 양(경기도 경화여자잉글리시비즈니스고)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취업해 업무를 하는 것이 목표여서 이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각 기업의 현장 면접을 위해 대기하던 학생들은 "고졸들이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홈페이지 제작업체 티앤에스컴퍼니 부스 앞에서 만난 서울 세명컴퓨터고 3학년 정승호 군은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원하는 기업이 참여한다는 것을 알고 면접을 준비했다"며 "무작정 대학에 가는 것보다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등이 참여한 공기업·정부기관 채용정보관은 최근 높은 공기업 인기를 반영하듯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였다. 인천보건고 2학년 김민경 양은 "외할아버지와 아버지, 두 분 모두 한국전력공사에 다니셨는데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채용 정보를 얻고자 부스를 방문했다"며 "취업에 필요한 준비를 미리 해서 내년에 꼭 지원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자유무역협정(FTA)기업관에서는 관세·물류 분야로의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의 면접이 박람회 내내 진행됐다. 이날 관세법인 청솔 등 20여 곳의 관세법인과 물류업체들이 참여했다. 수출입통관 업무가 하고 싶다고 밝힌 인천 문학정보고 3학년 김다희 양은 "교내 산학맞춤반에서 FTA 관련 수업을 100시간 가까이 이수했다"고 강조했다.
김영모과자점 등 일하면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일·학습 병행제' 참여 기업들도 학생들의 방문이 잦았다. 부산정보관광고 3학년 김예진 양은 학교에서 했던 과제 등을 면접관에게 보여주기 위해 두툼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김 양은 "오늘 오전 중에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전날 미리 서울에 왔다"며 웃었다. 인근에선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영산대, 서울과학기술대, 한밭대, 동국대, 가톨릭관동대, 아주대 등이 취업 후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입학 안내를 했다.
학생들은 컨설팅관에서 진로와 외모 고민도 해결했다. 서울고용노동청의 직업심리검사를 보는 학생들은 마치 시험을 보듯이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그 맞은편에선 "학교에서 작성한 과제를 단순 나열하기보다 교내 시연회를 여는 등 현장 이야기를 더 넣어야 한다" "자격증만 적는 것보단 동아리 내 로봇시합대회 등을 개최하면 더 풍성한 이력서를 만들 수 있다" 등 다양한 이력서컨설팅이 이뤄졌다.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는 컨설팅 부스는 학생들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호평을 받았다. 학생들은 여러 가지 색상의 천을 얼굴에 대보거나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잘 어울리는 색을 추천하기도 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출연, '복면가왕'의 복면 제작 등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 황재근 씨는 학생 400여 명 앞에서 '나만의 아름다운 가면을 만든다'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
[기획취재팀 = 이호승 차장(팀장) / 강봉진 기자 / 정슬기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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