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려 자택공사비로 쓴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재벌 총수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기는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오전 조 회장을 불러 회사 자금 유용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조 회장은 2013년 5월∼2014년 8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 당시 공사비용 중 30억원가량을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습니다.
경찰은 대한항공에서 비정상적으로 자금이 지출되는 데 조 회장이 어느 선까지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한 조 회장은 자정을 넘긴 20일 오전 1시5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조 회장은 경찰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조 회장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재벌 총수가 경찰에 소환된 사례는 2007년 보복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승연 한화 회장 이후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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