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기정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당진장례예식장에는 12일 차분한 가운데 각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전 9시께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숙진 차관이 빈소를 찾아 분향한 데 이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지역 도·시의원들도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
앞서 11일에는 안희정 도지사와 조현 외교부 2차관이 분향하고 돌아갔으며 지역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다녀간 조문객은 500여명에 이릅니다.
영정 앞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의 조화가, 빈소 입구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각계에서 보낸 70여개의 조화가 놓여 고인의 명복을 기렸습니다.
이기정 할머니는 1925년 충남 당진에서 출생해 15살 어린 나이에 가족들도 모르게 일본 군인의 옷을 세탁하는 일을 할 것이라는 말에 속아 강제 동원됐습니다.
이후 싱가포르와 미얀마의 군 전용 위안소에 있다가 해방이 돼 군함을 타고 부산으로 귀국했습니다.
어렵게 고국 땅을 밟은 그는 서울에서 식모살이하며 돈을 마련했습니다.
뒤늦게 고향인 당진으로 돌아와 어렵게 홀로 살아오다 중풍으로 오른손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2005년 뒤늦게 피해 사실을 정부에 신고했으며,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정기적으로 후원해 왔습니다.
할머니는 2014년 낙상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그동안 당진 우리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11일 오전 8시 30분 향년 93세 나이로 영면했습니다
할머니의 영결식은 13일 오전 9시 30분 당진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장 형태로 치러집니다.
영결식 공동 장례위원장은 김홍장 시장과 이종윤 당진시의회의장, 어기구 국회의원, 당진문화재단 이명남 이사장이 맡기로 했습니다.
할머니의 유해는 화장된 뒤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치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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